비법인 사단인 교회의 자치법규

[교회법과 국가법2] 비법인 사단인 교회의 자치법규(교회정관)

소재열 | 기사입력 2015/10/18 [13:59]

비법인 사단인 교회의 자치법규

[교회법과 국가법2] 비법인 사단인 교회의 자치법규(교회정관)

소재열 | 입력 : 2015/10/18 [13:59]
▲소재열 목사     ©한국교회법연구소
지난 호에서 “교회와 비법인 사단의 법률관계”에 관해서 살펴보았다. 신앙적 측면이 아닌 국가 안에서 존재한 교회의 단체법적 측면에서 볼 때 교회를 비법인 사단이라고 하며, 비법인 사단의 공동소유개념인 총유재산과 교회와의 법률관계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이번호에서는 비법인 사단인 교회의 자치법규인 교회정관의 개념과 필요성에 대한 신앙적 측면과 단체법적 측면을 살펴보려고 한다.
 
비법인 사단인 교회의 자치법규(교회정관)

교회가 분쟁 없이 은혜로울 때 교회 구성원들 간에 합의한 교회정관은 갈등과 다툼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교회정관이란 교회를 운영하는 자치규범으로써 조직, 활동, 권력의 형태를 정한 근본 규칙이라 할 수 있다. 이 규칙은 규약자체의 원칙에 따라 운영의 관리 및 사용에 관하여 포괄적으로 규정하는 상호간의 규범이다. 이러한 정관은 교회를 보호하고 교인의 권리와 의무의 범위와 한계를 분명히 하여 교회에서 어떻게 신앙생활을 해야 할 것을 분명히 해준다. 정관이 모호할수록 교회는 교회는 혼란을 겪을 수 있으며, 투명성과 재산 및 재정 관리의 합리성은 담보될 수 없다.

기독교인들이나 교회는 우리나라의 법체계와 국가법의 내용에 대해 일반시민들 수준의 상식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 특히 교회를 지도하는 목회자들 역시 영적 문제뿐만 아니라 법률에 대한 상식이 필요하며, 교회에 관련된 특수한 법률관계에 대해서는 분명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이제 교회는 정관을 적법한 절차에 의해 일어날지 모르는 분쟁의 모습들을 예견하여 적절한 규정을 제정하는 것은 교회를 지키고 보호하는 길이 된다. 또한 교회 특정인들의 독재와 월권을 방지해 준다.

일반적으로 인적단체 중에 국가의 주무관청으로부터 허가를 받은 단체를 사단법인이라 하며, 허가를 받지 않는 단체를 ‘법인 아닌 사단’(단체), 혹은 ‘비법인 사단’이라고 한다. 교회의 법률적 성격은 비법인 사단으로 이해하므로 비법인 사단인 교회가 교회 이외의 제3자를 상대로 법률행위를 할 때에는 반드시 교회 자치법규인 정관이 필요하다.

단체법적으로 교회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정의할 수 있지만 “둘 이상의 개인이 하나 혹은 그 이상의 신앙의 목적을 위하여 자발적으로 연합한 계속적 단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계속적 단체관계의 법률적 모습은 정관의 형태로 표출되고, 정관은 계속적 활동에 관한 단체법적 법률관계를 규율하는 규범적 성질을 가지게 된다. 교회정관에 의하여 교회구성원들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를 하거나 불법행위를 한 경우 교회 운영을 담당한 교인이나 직원은 면책되지 아니한다. 교회의 중요한 정책결정이 모두 교인 총회의 권한에 귀속되며, 교회내부의 권한 분배는 교인 총회결의 내지 정관을 통해 자유롭게 형성된다. 그러므로 교회내부의 권한 분배는 인적 단체인 교회의 중요한 요인이며 표지가 된다.

교회정관을 제정하거나 변경할 당시에 참여한 교인들에게만 효력이 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 가입한 교회회원 모두에게 그 효력이 미친다. 이런 유권해석은 교회정관을 ‘계약’으로 보지 않고 ‘자치규범’으로 보기 때문이다. 대법원 판례 역시 정관을 제장 할 당시의 구성원뿐만 아니라 그 후에 가입한 구성원들에게 적용되어 그 효력이 발생되기 때문에 그 법적 성질은 계약이 아니라 자치법규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결하고 있다(대법원 2000. 11. 24. 선고 99다12437 판결). 교회에 등록한 교인들이 ‘교회정관을 인정한다’는 서명이 필요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신앙적인 측면에서 정관의 필요성

역사적으로 교회가 취한 정치체제는 다양하지만, 감독정체, 장로정체, 회중정체를 대표적인 정치체제로 들 수 있다. 감독정체는 로마가톨릭교회, 동방정교회, 성공회 등이 채택하는 정체이고, 이 정체에 있어서는 평신도들인 교인들의 집단은 교회정치에 참여할 수 없다. 장로정체는 대의를 특징으로 하는 정체로서, 평신도들이 자신들 중의 그들의 대표자로 치리장로(治理長老)들을 선택하여, 그들로 하여금 목회자(목사)와 함께 치리회(治理會)를 구성하여 치리권을 행사하게 하는 정체이다.
 
장로교회와 성결교회,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등 여러 교단들이 이 장로정체를 선택하고 있고, 감리교회도 장로정체와 감독정체에 가까운 체제를 선택하고 있다. 회중정체는 지교회의 완전한 독립을 인정하고, 상급치리회라는 것이 전제하지 않으며, 회중교회의 상급단체는 단순히 협의회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에서 교단에 가입하지 않은 교회들이 연합하여 한국독립교회 및 선교단체연합회(독립교단이라고 합니다)도 회중정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참례교회, 그리스도의 제자교회 등이 채택하는 정체이다.

이러한 다양한 정체는 각 교단마다 취하고 있는 신학적인 입장과 무관하지 않다. 신학적 입장이란 성경관에 따른 성경해석의 결과적 산물이다. 성경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교단의 교리적 문제가 정립되고 그 교리적 문제는 교회정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마태복음 18:17절에 “만일 그들의 말도 듣지 않거든 교회에 말하고 교회의 말도 듣지 않거든 이방인과 세리와 같이 여기라”고 할 때 여기 ‘교회’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교단의 정체가 달라진다.

각 교단들은 자신들의 교리적인 입장에 따라 교회운영의 원리인 정치적 원리를 갖고 있다. 이런 경우 교회정관은 그 교회가 소속돼 있는 교단의 신학적 입장과 정치원리를 반영하여야 한다. 교회가 교단에 소속되어 교단의 헌법을 지교회의 자치법규에 준한 규범으로 인정하여 교회를 운영할 경우 교단헌법에 규정된 교리적 측면과 정치원리에 반한 교회정관을 제정 및 변경할 수 없다. 교단헌법에 반한 교회정관이 법원에 의해 인정된다 할지라도 교단내부에서 인정되지 못할 경우 교회는 혼란이 발생되며, 이를 근거로 교단내부에서 권징재판을 받을 경우 법원은 이 권징재판을 인정하는 경우다 대부분이어서 새로운 문제가 발생된다.

따라서 교회정관의 각 규정들은 그 교회가 추구하는 신앙적 측면, 즉 교리적 측면이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무너지면 교회의 본질이 훼손될 수 있다. 장로회 정체에서 교회정관 규정으로 교인의 권리는 입교인(세례교인 포함)으로 제한한 것과 치리회인 당회에서 당회장인 목사 1인의 권한은 당회원 전체의 권한과 동일하게 한 이유는 바로 담임목사가 갖고 있는 말씀권 때문이다. 정관의 각 규정들에 대한 교리적인 해석은 법원의 사법심사 대상에서도 제외될 정도로 교회 내부의 교리적인 문제는 그대로 인정된다.

따라서 교회는 교회의 본질적인 핵심가치를 공유하고 이를 교회의 목표로 삼아야 하며 이를 자치법규로 구체화 되어야 한다. 특히 이단자들이 자신들의 신분을 속이고 교인으로 접근하여 교인의 권리를 획득한 후 교회에서 문제를 일으킬 때 이를 대처할 수 있는 길은 오로지 신앙적, 교리적 측면에 입각한 교회정관 규정이다. 교회정관에 규정된 교리규정 위반으로 교인의 지위를 상실케 하여 교회에 해악을 끼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교회정관은 단순히 운영원리에 대한 원칙과 절차만을 위한 목적이 아니라 이러한 규범들은 언제나 신앙적 측면, 혹은 교리적인 문제가 전제되어 있다는 점과 이를 구체적으로 규정한 것은 교회를 보호하고 지키게 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단체법적인 측면에서 정관의 필요성

교회는 여타 다른 단체와는 다른 독특한 원리로 운영된 단체임에는 틀림없다. 하나님을 섬기는 백성들이 하나님의 뜻이 표현된 성경에 근거하여 일정한 예배의식과 신앙원칙으로 그에 따른 운영원리에 입각하여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는 구별된 단체임에는 틀림없다. 따라서 신도들의 행위규범이나 교회운영의 근거는 성경이다. 성경이 있고 교단헌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회정관이 왜 필요하는가’라는 질문을 해 볼 수 있다. 또한 ‘교회정관이 없어도 교회는 아무런 문제없이 평화롭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교회정관의 필요성을 평가절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맞는 말이다. 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단위인 가정에서 가정정관이 필요치 않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러나 그 가정에 문제가 발생되었을 경우, 예컨대 부부의 이혼이나 자녀들이 부모에 대한 재산문제로 다툼이 일어나 분쟁이 발생될 경우 종국적 해결을 위해 법원으로 갈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 법원이 이러한 문제를 판단할 때 원칙들이 있을 것이다. 그 원칙은 가족관계 속에서 맺은 약정이나 국민의 한 사람으로 보호받는 권리문제를 다루는 민법의 법전이 되며, 이를 근거로 판단한다.

교회도 마찬가지이다. 교회 역시 사람들이 모인 단체이다. 제아무리 구원받은 신앙인들이 모인 인적 단체이긴 하나 교인 상호간의 이해관계 등 다양한 문제로 분쟁이 발생될 가능성이 있다. 이 분쟁은 사소한 문제로부터 출발한다. 교회 내 분쟁은 없어야 한다. 그러나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다. 분쟁이 발생될 경우 분쟁의 원인을 해결하는 기준이 모호하면 교회분쟁은 상상을 초월하게 발전되고 심화된다. 또한 이러한 분쟁이 법원으로 이어질 경우 법원은 교회를 어떤 단체로 보며, 어떠한 원칙을 적용하여 판단하고 있는가를 확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교회가 국가라는 테두리 안에서 존재한다. 그렇다면 교회가 국가를 상대로 법률행위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교인들의 헌금으로 재산을 보유하게 되고 이러한 재산은 국가 실정법에 의해 관리한다. 국가의 실명제법에 의해 교회부동산을 등기하기 위해, 혹은 금융권에 교회재정을 관리하기 위해 단체명의, 즉 교회명의로 관리해야 한다. 이런 경우 어떠한 법률에 의해서 행사되어야만 법적 보호를 받는지에 대한 원칙들이 있다. 이때 국가 실정법은 교회라는 단체의 성격을 ‘비법인 사단’으로 본다는 점과 그 비법인 사단으로 법률행위를 할 때에 반드시 교회의 성격과 권리관계 등을 규정한 교회정관을 요구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교인들이 교회에 헌금을 한다. 그 헌금은 하나님께 드린 것이다. 하나님께 헌금을 해놓고 나중에 그 헌금은 “우리들의 소유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하나님께 드렸으면 ‘내 소유가 아니라 하나님의 소유다’라고 주장할 수 있다. 교인들의 헌금으로 교회재산이 모아졌다. 교회재산은 ‘하나님의 소유이지 우리들의 것이 아니다’라는 것이 일반적인 신앙으로 이해되어지는 개념이다. 그런데 이런 문제가 법원의 판단을 요구하는 소송이 진행된다고 가정해 보자. 한편에서는 이 재산들은 우리 교인들의 헌금으로 형성된 재산이기 때문에 교인들의 재산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자 또 다른 믿음 좋은 사람들은 ‘무슨 말이냐 하나님께 드려진 헌금으로 형성된 재산은 하나님의 소유이지 어떻게 교인들의 재산이냐’라고 주장할 경우 법원은 이를 어떻게 판단하겠는가? 법원은 이러한 경우 신앙적인 측면이 아니라 교회와 교회재산을 단체법적 측면인 비법인 사단의 범주에서 판단하고 만다.

그러나 이단혐의로 당회가 재판회로 모여 이단혐의에 대해 권징재판으로 교인 아님을 선고하는 제명출교처분을 내릴 경우 제명출교처분의 무효를 주장하며 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있다. 이런 경우 법원은 교회내부의 교리문제는 판단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 법원이 교리문제와 그 교리의 해석의 문제를 취급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신앙적, 교리적인 문제는 교회내부에 맡긴다. 교회는 이런 경우를 대비해서 교회권징재판의 이유 중 첫 번째로 교리문제를 언급하기도 한다.
 
법적 효력이 있는 정관의 필요성

결국 신앙적인 측면에서 교회본질이 훼손되지 않기 위해 신앙적, 교리 및 교회운영 규정을 정리해 둘 경우 다른 신앙을 갖고 있는 이단자들로부터 교회를 보호하고 지킬 수 있다. 또한 교회운영의 원리나 규정은 일반 단체와는 다르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도록 교리적인 측면에 의한 교회운영의 규범들을 잘 정리하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교회는 인적단체라는 점과 첨예한 이해관계로 분쟁의 소지를 안고 있다. 국가안에 존재한 교회가 그 국가를 상대로 법률행위들은 필연적이다. 이 경우 국가는 교회를 비법인 사단이라는 범주 속에서 판단하며, 교회의 자치법규인 교회정관을 요구하며, 이 정관을 법률행위의 중요한 근거로 삼는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교회정관은 교회 구성원으로 조직된 교인들의 총회(장로교는 공동의회, 감리교는 당회, 성결교는 사무총회)인 비법인 사단의 최고의결을 통하여 제정 및 변경되어야 법적 효력이 발생된다.
 
교인총회는 비법인 사단에 관한 모든 근본적 의사를 결정하는 기관으로서 비법인 사단의 필수기관이다. 그리고 교인총회는 정관의 규정에 의하여 이를 폐지하지 못하며, 정관제정과 변경은 오로지 교인총회에서만 제정 및 변경을 요구한다. 교인총회가 정관제정과 변경을 타 기관에 위임할 수 없다. 문제는 정관을 교인총회결의 없이 목회자가 임의로 만들어 법률행위를 할 경우 이는 실정법을 위반한 범죄행위일 수 있다는 점은 우리 목회자들이 명심할 필요가 있다.
 
소재열 목사(한국교회법연구소장⋅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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