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법연구소) 대한예수교장로회 제105회 총회(합동, 총회장 소강석 목사)는 ‘총회규칙 및 총회선거규정’을 개정했다. 개정내용을 기록한 회의록이 지난 12월 20일 총회 홈페이지에 공지됐다.
이 공지에 의하면 ‘총회규칙 및 총회선거규정’의 변경 절차를 위반한 결정적 하자로 무효 논란에 빠지게 됐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는 교회와 마찬가지로 법인 아닌 사단으로 인정된다. 법인 아닌 사단으로서 총회는 자치법규가 있는데 우리는 이를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규칙’(이하 ‘총회규칙’이라 함)이라 한다.
총회규칙의 변경은 오직 총회 본회에서 변경하여야만 효력이 발생하는 총회 전권사항이다. 제3자나 다른 기관에 위임하여 변경할 수 없다. 법원은 이런 경우의 모두 무효로 판결한다. 그 이유는 “자주적인 인적 결합체인 사단법인의 본질에 위배 된다”라는 이유 때문이다.
법인 아닌 사단으로 인정된 교회, 노회, 총회는 반드시 자치법규를 변경하려고 할 때에는 교회는 공동의회를 통해서, 노회는 정기회를 통해서, 총회는 총회 본회에서만 변경할 수 있다.
교회정관을 당회에 위임하여 변경하거나, 노회가 규칙부나 정치부에 위임하여 변경하거나, 총회가 총회임원회에 위임하여 변경한 행위 모두를 무효로 본다. 이는 대법원의 판결확정으로 자료가 확충되어 있다.
원칙을 알아야 원칙대로 운영할 수 있다. 무엇이 원칙인지 모르기 때문에 편법이 동원되고 그 편법은 하나의 공동체를 파괴하는 분쟁의 불씨가 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절차를 지키면서 일을 진행하는 것이 가장 은혜로운 방법이다.
총회규칙 변경은 “본 규칙을 개정하고자 할 때에는 의안을 총회 규칙부를 통해 제의하며, 총회 출석회원 3분의 2 이상의 가결을 요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칙 개정 절차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 가결의 법적 효력은 오로지 본회이지 제3자에게 위임할 수 없다.
문언대로 총회규칙을 변경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규칙 변경 절차에 반한 총회임원회에 위임하여 변경하는 행위는 다 무효사유가 된다.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선거규정’(이하 ‘총회선거규정’이라 함) 역시 총회 본회에서만 변경해야 하고 이를 총회임원회나 규칙부에 위임하여 변경할 수 없다.
문언에 의한 변경 절차는 “본 규정을 개정하고자 할 때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재적회원 3분의 2 이상의 결의로 하되 총회의 인준을 받아야 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이 인준은 규칙변경 의결정족수에 준하여 출석회원 3분의 2로 인준권을 행사한다.
총회선거규정 개정안은 반드시 “선거관리위원회의 재적회원 3분의 2 이상의 결의”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결의가 없는 내용을 개정하는 것 역시 무효사유에 해당된다. 의결방법은 선거관리위원회의 결의와 본회의 인준권이다. 개정의 인준권은 본회의 전권사항이다.
그런데 제105회 총회 결의를 보자(회의록 참조).
1) 규칙부장 김성환 목사가 동 부서 사업결과를 보고하니 유인물(보고서 260~279쪽)대로 받기로 하다. 2) 규칙부장 김성환 목사가 규칙개정안 및 감사규정 개정안을 보고하기 위해 유인물 배포를 요청하니 허락하기로 하고, 직전 총회장 김종준 목사가 배포된 규칙개정안 및 감사규정 개정안과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보고할 총회선거규정 개정안, 정치부 보고 결의에 의한 규칙 개정 사항까지 총회임원회에 맡겨 처리하도록하고 규칙부 심의 후 총회임원회로 보고하면 총회임원회에서 총회홈페이지에 게재함으로 공포할 것을 제안하니 참석인원 2/3 이상이 찬성하여 받기로 가결하다.
각종 개정안을 본회에서 직접 처리하지 않고 “총회임원회에 맡겨 처리”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를 규칙부가 심의 후 총회임원회로 보고하면 총회임원에서 총회홈페이지에 게재함으로 공포하는 것을 “참석인원 2/3 이상이 찬성하여 받기로 가결”했다.
참석인원 2/3 이상의 가결이란 개정안에 대한 가결이 아니다. 총회규칙에 감사규정 등은 총회임원회나 규칙부에 위임하여 개정할 수 있다는 위임규정이 없는 한 총회 본회 전권사항이다. 이러한 법리는 분쟁으로 인한 법원의 판결로 이미 다툼없이 정리된 판례법리이기도 하다.
이제 총회는 편의주의적 규정변경을 삼가야 한다. 편법으로 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적법 절차인 문언대로 진행하면 된다. 문제는 이러한 원칙을 뛰어넘어 각종 규정을 변경하려고 하는 데서부터 문제가 발생된다.
총회결의 만능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총회는 이제 적법 절차에 대한 법리를 바르게 이해하고 이를 준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아니하면 특정 인사들이 각종 규정들을 자신들의 권력 장악 수단으로 삼을 수 있다. 가짜와 위법이 진짜와 적법을 가장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총회의 정통성과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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