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판례 분석] 총회의 이단 판정, 교단의 교리 보호와 그 산하 지도자들 및 신자들의 신앙 보호 목적종교 비판과 명예훼손의 위법성 판단(대법원 1997. 8. 29. 선고 97다19755 판결)
종교 비판과 명예훼손의 위법성 판단(대법원 1997. 8. 29. 선고 97다19755 판결)
(한국교회법연구소) 종교적 비판과 명예훼손에 관한 손해배상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례는 전국 하급심의 판례기준이 되며 각 교단에서 실정법과 관계속에서 이단 문제를 논하는데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여 판례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법원의 판례법리도 국가 실정법에 속한다는 점에서 실정법 학습이 필요하다.
한 교단이 다른 교단 소속 목사의 주장이 이단성이 있다고 연구한 결과와 그 내용을 책자로 제작하여 주로 내부 교회에 배포한 행위의 위법성 여부가 쟁점이 되어 대법원에서 판결이 확정된 사례이다.
대법원은 해당 행위에 위법성이 없다고 판단했는데, 그 이유는 해당 책자가 신앙의 본질적 내용인 종교적 비판의 표현 행위로서 최대한 보장받아야 하며, 내용의 중요 부분이 진실에 합치하고 교단 내부의 교리 및 신앙 보호를 주된 목적으로 하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판결은 종교의 자유와 명예 보호라는 두 법익의 조정 기준을 제시하며, 종교적 목적의 비판은 일반적인 언론 출판보다 고도의 보장을 받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법원은 특정 교단이 다른 교단 소속 목사의 교리를 '이단성'이 있다고 비판하는 연구 책자를 발간 및 배포한 행위에 대해, 비록 명예를 침해하는 내용이 포함되었더라도 위법성이 없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의 핵심은 종교적 비판 행위의 위법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다음 세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다.
첫째, 목적의 정당성이다.
행위의 주된 목적이 개인에 대한 악의적인 비방이 아니라, 소속 교단의 교리를 수호하고 신자들의 신앙적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내부적 조치였는가?
둘째, 내용의 진실성이다.
비판의 내용 중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에 부합하는가?
셋째, 수단의 상당성이다.
공표의 범위가 주로 교단 내부 구성원으로 한정되는 등 목적 달성에 필요한 상당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졌는가?
대법원은 이 사건이 위 조건들을 충족한다고 보았다. 즉, 피고 교단의 행위는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 특히 최대한 보장받아야 할 종교적 비판의 표현 행위에 해당하며, 일부 과장되거나 부적절한 표현이 있더라도 그 목적과 내용의 진실성, 배포 범위 등을 고려할 때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라고 판단하여 원고의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다.
원고는 한국기독교독립침례회총회 소속의 목사이며, 피고는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피고 교단)와 그 산하 기관인 사이비이단문제상담소의 소장이다. 원고는 다른 교단 소속 목사이고, 피고는 원고의 교리를 비판한 주체이다.
피고 교단은 원고의 이단성 여부를 조사한 후 그 결과를 '대한예수교장로회 제78회 총회 보고서'에 포함시키고, 이를 다시 '상담소 자료집6 사이비 이단 연구(Ⅱ)'라는 책자에 게재하여 교단 산하 교회 등에 배포하였다. 이 행위가 원고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었다.
피고 교단의 주된 목적은 원고 개인을 비방하기보다는, 교세 확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교리상의 혼란으로부터 교단의 교리를 보호하고 신자들의 신앙상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이는 교단 내부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한 주의 촉구의 성격이 강했다.
피고 교단 산하 노회가 피고 교단에 원고의 이단성 여부 조사를 공식 요청했다. 피고 교단은 산하 '사이비신앙운동 및 기독교이단 대책위원회'를 통해 원고의 주장과 교리를 조사 및 연구했다.
피고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는 개신교 교단의 하나로서 산하 지교회의 수가 약 5,000여 개에 이르는 대표적인 정통·보수교단인 사실, 피고 교단은 그 교리를 보호하고 신자들의 신앙상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하여 상설기관으로 '사이비신앙운동 및 기독교이단 대책위원회'(이하 '사이비이단대책위원회'라고 한다)를 두고 보조기관으로 사이비이단문제상담소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 측이 발행 및 배포한 총회보고서와 상담소자료집이 자신을 시한부종말론자, 이단으로 규정된 '구원파'와 동일한 사상을 가진 자로 묘사하여 명예를 훼손했으므로, 피고들은 연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의 핵심 법리는 종교의 자유와 명예 보호의 충돌이었다. 이 사건을 헌법상 기본권인 '종교의 자유'와 개인의 '명예 보호'라는 두 법익이 충돌하는 상황으로 규정했다. 종교의 자유의 특수성으로 헌법 제20조 제1항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는 선교의 자유를 포함하며, 여기에는 다른 종교를 비판하거나 개종을 권고할 자유도 포함된다.
종교적 목적을 위한 언론·출판은 일반적인 표현의 자유(헌법 제21조 제1항)보다 더 높은 수준의 보장을 받는다. 따라서 다른 종교나 종교 집단을 비판할 권리는 최대한 보장되어야 한다. 위법성 판단 기준으로 두 법익을 조정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비교·고려하여 위법성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그 비판 행위로 얻어지는 이익, 가치와 공표가 이루어진 범위의 광협, 그 표현 방법 등 그 비판 행위 자체에 관한 제반 사정을 감안함과 동시에 그 비판에 의하여 훼손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 타인의 명예 침해의 정도를 비교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 1996. 9. 6. 선고 96다19246, 19253 판결)
위법성 조각 사유 적용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인용하며, 피고들의 행위가 명예훼손의 구성요건에 해당할 수 있으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판단했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목적의 정당성(공익성)이다.
고서 발간의 주된 목적은 원고 개인을 비방하려는 것이 아니라, 교세 팽창 과정에서 발생하는 교리적 혼란으로부터 피고 교단의 교리를 보호하고 소속 신자들의 신앙 생활을 지키려는 데 있었다. 이는 교단 내부의 질서 유지를 위한 행위로, 그 명예훼손의 정도가 비교적 크지 않다고 보았다.
둘째, 내용의 진실성(진실에 부합)이다.
보고서의 내용이 "중요한 부분에 있어서 진실에 합치한다"고 최종적으로 평가했다.
수단 및 범위의 상당성
연구 결과를 총회보고서와 내부 자료집에 게재하여 배포한 것은 교단 차원의 공식적인 절차에 따른 것이다. 배포 대상이 불특정 다수가 아닌, 주로 피고 교단 산하의 지교회 및 신자들로 한정되었다. 이는 내부 구성원들에게 주의를 촉구하는 목적에 부합하는 상당한 방법으로 인정되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하며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판결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비록 그 공표 내용 중에 원고의 교리와 주장을 비판하고 그 명예를 침해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할지라도, 이는 신앙의 본질적 내용으로서 최대한 보장받아야 할 종교적 비판의 표현 행위로서 그 안에 다소 과장되거나 부적절한 표현이 있다 하더라도 중요한 부분에 있어서 진실에 합치할 뿐만 아니라 피고 교단의 교리 보호와 그 산하 지도자들 및 신자들의 신앙 보호를 위하여 주로 그들을 상대로 주의를 촉구하는 취지에서 공표한 것이므로 위법성이 없다고 할 것이다."
본 판결은 종교 단체가 내부 질서 유지와 교리 수호를 목적으로, 사실에 기반하여 다른 종교인이나 단체를 비판하는 행위는 설령 일부 과장된 표현이 사용되었더라도 폭넓게 허용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한 중요한 판례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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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조문 민법 제750조위헌조문 표시 헌법 제20조 제1항 헌법 제21조 제1항 형법 제307조위헌조문 표시 형법 제309조 형법 제310조위헌조문 표시 <저작권자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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